238페이지 내용 : 18세기에 들어서면 판소리로 볼 수 있는 기록이 확인된다. 과거에 급제한 사 람들은 유가游街를 하고, 조상들의 묘를 찾아뵈며, 사당에 가서 제사를 드린 다. 이때 집안에 풍요와 행운이 깃들도록 음식을 차려놓고 비는 고사告祀를 했는데, 이 고사소리를 하던 사람들이 후에 판소리 소리꾼이 되었다. 문헌을 통해서 현재와 같은 판소리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정할 수 있는 최초의 시점 은 영조 무렵이다. 19세기에 들어서면 여러 문헌에 판소리 창자들이 등장한 다. 이 시기 양반들은 판소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양반들의 참여로 판소리는 음악이나 사설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19세기는 판소리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인데, 19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사람들을 전기8명창, 19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사람들을 후기8명창이라고 한다. 전기8명창으로 일컬어지는 사람 중에서 전라도 출신은 권삼득, 송흥록, 모흥갑, 신만엽, 송광록, 주덕기 등 여섯 명이다. 그런데 전라도 출신 소리꾼 들은 자신의 소리를 후세에 남겼으나, 전라도 출신이 아닌 명창들은 한두 대 목을 제외하고는 자기 소리를 후세에 남기지 못하였다. 후기8명창들은 전기 8명창의 소리를 계승하여 다양한 더늠들을 개발하였다. 전기8명창들이 대 부분 여러 가지 향토 선율을 판소리에 도입하여 다양한 선율형을 개발한 데 비해, 후기8명창들은 전기8명창들이 개발해놓은 선율형들을 갈고닦아 판소 리사에 길이 남을 아름다운 더늠들을 만들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판소리 애호가는 흥선대원군 18201898 과 신재효 18121884 이다. 이들의 판소리 향유는 대원군으로 대표되는 최고위 지배층 에서부터 신재효로 대표되는 중서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계층에서 일상 적인 것이 되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또 이 시기에는 서민지향적 감성의 서 편제 판소리가 나타났고, 여창 판소리도 등장했으며, 전주대사습이 생겨나서 판소리 창자들의 등용문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02년부터 해방 때까지는 5명창시대라고 한다. 5명창에 거명되는 명창은 박기홍 18541939 , 김창환 18541939 , 김채만 18651911 , 송만갑 18651939 , 이동백 18721935 , 김창룡 18731949 , 유성준 18731949 , 전도 성 1864? , 정정렬 18761938 등이다. 이 중에서 이동백 충청도 서천 출신 과 김 236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역할
239페이지 내용 : 창룡 충청도 장항 출신 외에는 모두 전라도 출신이다. 5명창시대에는 밀려오는 서양문화에 대응하여 판소리에 변화가 일어났 다. 그 첫 번째 대응은 극장의 도입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은 1902년에 건립된 협률사였다. 극장에서의 판소리 공연은 협률사식 옴니버스 공연과 창 극으로 발전 분화되었다. 1935년에 결성된 조선성악연구회는 창극을 주도하 면서 창극의 융성을 이끌어냈는데, 이 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익산 출신인 정 정렬과 고흥 출신인 김연수였다. 극장식 공연장에서는 누구든 일정한 입장료를 내고 입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일반 대중이 관객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판소리 는 일반 대중의 취향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권번의 설치로 인 하여 판소리가 유흥의 도구로 전락하기도 하였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 남 원, 광주, 목포 등지에 설치된 권번을 통해 판소리 창자의 공급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판소리는 요릿집에서의 여흥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권번의 등장과 함께 판소리는 급격히 여성화되었다. 이상과 같은 여러 변화를 통해 판소리는 세속화되었다. 세속화의 음악적 표현은 계면조 슬픈 가락 이다. 판소리가 일반 대중의 취향에 의존하게 되면서 급격하게 슬픈 가락이 판소리에서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판소리에서 슬픈 가락이 늘어나게 된 것과 전라도 중심 판소리 전승은 서로 맞물려 있다. 전라 도 지역의 음악적 정서의 기반이 슬픈 계면조였기 때문이다. 다. 조선후기 풍류와 민속음악 조선후기 전라도의 붙박이 예술집단이 만들어낸 음악문화는 판소리를 시작으로 하여 산조로 확장되었다. 또 전라도에서 활동했던 사당패와 같은 유랑집단의 공연 종목은 후에 남도잡가와 통속민요의 기반이 되었다. 전라도 민요는 ‘남도소리’라고 부르는데 전라도를 비롯하여 충청남도와 경상남도 일부 지역 민요를 포괄한다. 남도소리의 전승은 해당 지역의 농업 환경과 형태 등의 문화 환경에 따라 양상이 다양하다. 산조는 전라도를 비롯하여 충청도와 경기도 남부의 민속 음악인들 사 237 제3편· 전라도 정신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