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페이지 내용 : 전라도 감영이 있어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던 만큼 전라북도는 예부터 맛과 멋의 고장으로 불렸다. 그만큼 전북 지역에는 선비정신을 살린 문인화 전통이 이어져 왔으며, 시・서・화를 겸비한 서화가들의 활동이 이어졌다. 조선 전기 순창에 살았던 여류문인 설씨 부인 薛氏 夫人, 14291509 의 『설씨부인권선문첩』은 조선시대 여성 필적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자 사대 부 가문의 부인이 쓴 불교 관련 글로서도 의미가 있다. 19세기 김제 출신 석정石亭 이정직 李定稷, 18411910 은 실학적인 학문, 서예와 함께 문인의 의취가 담긴 담박한 화풍으로 이후 전북 화단을 고아한 문인화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림 3 이정직의 문하에서 활동한 문인들은 대단히 많다. 그중 대표적인 서화 가는 벽하碧下 조주승 趙周昇, 18541903 , 표원表園 박규환 朴奎睆, 18681916 , 유하柳下 유영완 柳永完, 18921953 , 유재裕齋 송기면 宋基冕, 18821956 등이 다. 이들의 서화풍은 다시 그 제자와 후손들로 이어지면서 근대 전북 지방의 예맥藝脈을 이루고 있다. 전북에는 문인서화가들 외에도 포도그림에 능했던 낭곡浪谷 최석환 崔奭 煥, 18081889 이후 이 있어 한층 다채로웠다. 최석환의 행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랫동안 활동하였고 또 다작을 했던 듯 많은 작품이 전한다. 조선시대 전라도에서 활동한 많은 서화가들 중 윤두서나 허련은 각자 한 시대를 풍미하였을 뿐 아니라 그들의 회화가 당대에 그치지 않고 가전됨 그림 3. 「사군자」, 이정직, 25×43.1cm 개인 소장 246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역할
249페이지 내용 : 으로써 화풍을 공고히 하였다. 이정직 또한 시서화를 겸비한 문인화가로서 많은 제자들에 의해 그의 서화정신이 전해졌다. 나 근・현대기의 회화 가 한국화 근대기 전라도의 서화활동은 19세기에 활약했던 남종문인화가 소치 허 련의 영향이 그 후손들과 제자들로 이어지면서 그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였 다. 진도에서 태어난 의재毅齋 허백련 許百鍊, 18911977 은 20세기 최고이자 최후의 남종문인화가로 일컬어진다. 광주 무등산 춘설헌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림제자들을 길렀고, 1938년 서화동호인 모임인 연진회鍊眞會를 발 족시켰다. 또한 농업학교를 세워 농업지도자를 양성하였으며, 차밭을 일구며 시서화와 함께 독서와 차생활로 일생을 보냈다 그림 4 허백련의 화풍과 회화정신은 연진회 회원들을 통해 호남의 현대화단으 로 이어졌다. 연진회 회원 중 서화가로는 근원 구철우 19041989 , 구당 이범 재 19101993 를 비롯하여 동강 정운면 19091948 , 자연 임신 1912미상 , 의 그림 4. 「대풍 待豊 」, 허백련, 1976년, 종이에 수묵담채, 69.0x70.5cm 의재미술관 247 제3편· 전라도 정신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