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페이지 내용 : 도 하고, 또 제답이나 제전 등 재산을 마련해둔 마을도 있다. 당산제를 모실 때는 마을민 전체가 조심을 하지만, 특히 제사에 직접 참여하는 제관을 매년 따로 뽑으며, 그들에게는 마을민을 대표하여 심한 재계가 요구된다. 제사에 참례하는 사람은 헌관, 축관, 유사 등이 있고, 특히 제물을 장만하는 화주를 가장 엄중하게 고른다. 당산굿을 치는 사람들도 집안에 유고가 있을 경우 참 여할 수 없다. 당산제를 모시고 나면 충분히 음식을 장만했다가 마을민들이 모여 음복을 하기도 하고, 또 음복을 하면서 마을총회를 열기도 한다. 또 줄 다리기나 달집태우기 등 점복기능을 가진 집단놀이도 하고, 풍물을 즐기기 도 하며, 당산제를 위해 마을 곳곳이며, 당산, 우물 등을 깨끗이 청소를 하는 위생적 활동도 이 기간에 이루어진다. 무속신앙은 무당들에 의해 주도되는데, 본래 전라도 지역은 세습무권에 속하였지만 오늘날 세습무보다는 강신무 계통의 무속인이 훨씬 많다. 과거 조선시대에 무속인은 8천의 하나로 규정되었지만 합리적 사고가 일반화되고 과학적이며, 의학적 지식이 보편화되었으며, 또한 직업선택이 자유롭고 또 주 거이전이 활발해진 시대에 이르자 많은 세습무계 집안의 사람들이 무업을 그 만두고 직업도 바꾸고, 지역을 벗어나 이주한 때문에 급속히 세습무가 줄어 들었다. 호남 지역의 무속현상 중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오래도록 전승 되었던 현상의 하나는 당골판이었다. 당골판이란 특정 무속인이 사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일정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당골판을 가진 무속인은 춘 추로 각 가정에서 춘곡 주로 보리 과 추곡 주로 나락 을 걷는다. 이는 일종의 종 교세와 같은 것으로서 무속인들 사이에서 사고팔 수도 있는 상권의 일종이 었다. 나라굿, 고을굿, 마을굿, 가정굿 등 다양한 굿이 있었지만, 전라도 지역 에서 현재 거의 가정 단위의 가정굿만 전승되고 있는 실정이며, 무형문화재 로 지정되어 있는 부안 위도의 띠뱃놀이와 영광 법성포의 단오제 등에 겨우 마을굿이 잔형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 세시풍속 동양에서는 태양력과 태음력을 함께 사용해 왔다. 태양력에 따른 24절 282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역할
285페이지 내용 : 기와 태음력에 따른 월별 명절이 배치되어 있으며, 각 명절 때마다 일정한 의 례와 주술, 음식, 놀이, 복식, 행사 등이 함께 하는데 이들을 일러 세시풍속 이라고 한다. 전라도에서는 24절기는 대개 농사력에 적용하는 예가 많은 반 면, 음력에 따라 거의 매달 배치되어 있는 명절은 일명 속절이라 하여 그때그 때 해당되는 풍속이 전해져 왔다. 음력으로 1월 1일은 설, 1월 15일은 대보름, 2월 1일은 초하루, 3월 3일 은 삼질, 4월 8일은 초파일, 5월 5일은 단오, 6월 15일은 유두, 7월 7일은 칠 석, 7월 15일은 백중, 8월 15일은 추석, 9월 9일은 중구, 10월은 상달, 그리고 12월 말일은 섣달그믐이라 하여 명절로 쇤다. 또 양력에 따라 입춘, 한식, 청 명, 동지 등도 속절로 쇠지기도 한다. 명절은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먼저 처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1월 1일과 2월 1일은 명절이 속하며, 보름달과 농사의 풍요다산이 직결되는 것으로 믿 어져온 때문에 1월 15일, 6월 15일, 7월 15일, 그리고 8월 15일을 각각 명절로 삼는다. 또 홀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역시 명절로 쇤다. 설날을 제외하고 연중 가장 큰 명절은 추석이다. 추석은 전형적으로 전 라도에서 크게 쇠오던 명절로서 특히 추수와 관련성이 깊다. 보리농사를 많이 짓는 곳에서는 단오를 가장 크게 쇠고, 벼농사를 많이 짓는 곳은 추석이 가장 크다. 따라서 논농사가 많은 전라도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추석을 크게 쇠 었다. 추석의 가장 대표적인 놀이인 강강술래만 하더라도 전라도 전역에서 놀 아졌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과 관련짓기도 하고, 또 현재는 국가무형문화 재로 지정되어 있는 까닭에 해남, 진도 지역에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지만, 전 라도 전역에 걸쳐 전승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라도에 인접한 경상도나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도 놀아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편이 전형적인 추석의 절식 이라 한다면, 강강술래는 전형적인 추석의 대표적인 놀이로서 특히 전라도 지 역에서 많이 놀아졌던 까닭은 모두 농업, 특히 벼농사와 관련이 짙다. 송편은 나락의 형상을 닮았다. 전라도의 송편은 다른 지역의 그것에 비해 크다. 실한 나락이 결실을 맺어 풍년이 이루어지길 소망하는 주술적 의미를 담았다. 강 283 제3편· 전라도 정신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