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페이지 내용 : 나. 표류와 기록 전라도의 섬은 한・중・일 3국을 이어주는 바닷길에 입지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바다에서 해난사고를 당한 표류민이 발생했다. 동아시아 사람들은 이 들 표류민들에 대해 경계하기보다는 해난사고를 당했다가 살아서 돌아온 뱃 사람으로 인식했다. 표류 이야기도 기록과 구술로 전해 온다. 즉 표류를 경험한 사람이 직접 그 체험담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혹은 표류 경험담을 타인에게 전해 주고 그 로 하여금 대신 글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이것을 모두 『표해록』 이라 칭한다. 그런가 하면 중앙정부의 관원이 표류민을 대상으로 표류과정을 심문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을 「문정별단」 이라 한다. 조선후기 전라도의 섬에 표착한 표류민의 국적은 어디일까? 현전하는 『비 변사등록』 「문정별단」을 토대로 표류민들의 국적을 분류한 결과 중국인이 71% 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에 일본인이 11%, 오키나와 5%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 럼 동아시아 사람들 가운데 유독 중국인이 우리나라 해역에 가장 많이 표착한 이유는 해로海路 때문이었다. 즉 중국 절강성 주산군도, 한반도 서남해안, 그리 고 대한해협으로 흐르는 바닷길에서 동아시아 사람들의 해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이 과정에서 물길은 중국인들을 조선의 서해해역으로 인도하였고, 조선인은 일본의 오도열도와 규슈의 중서부, 혼슈 남부로 이끌었다. 이제 전라도의 섬과 바다에 표착한 중국인들의 표류이야기를 들어 보 자. 『조선왕조실록』 과 『비변사등록』에서 ‘황당선荒唐船・당선唐船・이국선異國 船・청인淸人・한인漢人・화인華人・대국인大國人・중국인中國人’ 등을 검색해 보면, 비변사 관원이 정리한 「문정별단」이 확인된다. 이에 따르면, 표류민의 성명, 거주지, 신분, 출항지, 목적지, 선적물품, 농사, 토산, 전답, 세금, 지방관, 표류 선박의 규모, 어로기술, 항해술, 해적 등 상세정보가 확인된다. 일례로 1756 년 영조32 전라도 영광・함평에 표착한 중국인 24명을 역관 이정희李廷禧가 문 정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복건성 천주부 동안현 출신으로 확인된다. 이들은 선박을 이용하여 복건성과 산동성을 왕래하면서 지역의 특산물을 교역하는 장사꾼들이었다. 표류사고가 일어난 당일 아침에도 산동성에서 생산한 황두 288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역할
291페이지 내용 : 黃荳・두병荳餠・분건粉乾・식미食米・땔감 등을 싣고 복건성을 향하여 출항하였 다가 서풍을 만나 우리나라 전라도 함평현 임병도 인근 해상에 표착하였다. 그런가 하면 1813년 순조 13 전라도 영광에 표착한 중국인들은 모두 산동성 山東省 등주부登州府 문등현文登縣 사람들로, 청어잡이 어부들이었다. 이들은 거듭된 흉년으로 생계가 어렵게 되자,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 해역까지 월경 하여 그물을 설치하다가 표류된 사건이었다. 실록에서 검출된 서해해역에 표착한 중국인들은 17세기 10건 358명 , 18세기 10건 681명 ,19세기 9건 286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전라도 해역 에 표착한 지점은 흑산도 26건 , 나주 22건 , 제주도 22건 , 영광 14건 , 진도 6 건 , 영암 4건 , 순천 1건 , 고흥 1건 순이었다. 표류 중국인들이 승선한 선박의 규모는 소형과 중선배였고, 승선인원은 510명 정도였으며, 승선자는 뱃사람 을 비롯하여 공객空客이라 칭하는 일반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선주는 공객에 게 ‘셋돈’, 일명 ‘뱃삯’을 받았다. 셋돈은 승객의 화물 소지 여부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있었다. 표류는 물길을 따라 인간과 문화를 이동시키는 요인이었다. 다. 포구와 바닷길 포구는 바다로 통하는 출구다. 포구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따라 그 역 사와 문화가 다양하다. 어떤 포구는 고기잡이 어선들의 정박처였고, 어떤 포 구는 해산물과 농산물이 교환되는 장소였다. 이렇듯 포구는 입지환경에 따 라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였다. 또 명칭도 나루, 개[浦], 진津, 도渡, 량梁 등 다양하게 불렸다. 조선시대 포구에 대한 정보는 역대 지리지에서 찾아진다. 전라도의 포 구는 『세종실록지리지』에서 그 흔적이 확인된다. 이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1481년 성종 12 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과 1530년에 간행된 『신증동 국여지승람』에 수정 보완되었고, 한말에 편찬된 『호남읍지』에서 그 변화상 이 검출된다. 이에 따르면, 전라도 56개 군현에 219개 포구가 확인된다. 전라 도 군현 가운데 포구가 없는 곳은 고창・남평・능주・담양・옥과・동복・창평・장 성・진산・정읍·태인・고산・임실・진안・장수・함열・운봉・무주 등 18개 군현으로 289 제3편· 전라도 정신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