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페이지 내용 : 欽運의 어린 딸을 부인으로 맞이하기 위해 대아찬 지상智常에게 납채納采하도 록 하였다. 폐백이 열다섯 짐, 쌀・술・기름・꿀・간장・된장・말린고기・젓갈 등이 135짐이었으며, 벼가 150수레였다.”라는 기록이 확인된다. 또 경주 안압지에 서 발굴된 목간木簡에 “자鮓는 절이는 것이다. 소금과 곡물로써 담가 김치[葅] 와 같이 숙성시켜 먹는다.’라는 내용이 확인된다. 이런 까닭에 젓갈은 어장魚 醬, 어해魚醢, 어자魚鮓 등이라 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류는 어류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염장鹽藏, 건조乾燥, 훈제燻 製, 발효醱酵 등의 저장방식을 활용하였다. 이 가운데 건조는 변질되기 쉬운 어류를 염장하여 장기 보존하고, 동시에 살아 있는 어류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맛을 가공하는 방식이다. 전라도에서는 물고기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 해 소금에 절인 후 건조하는 방법을 ‘건정’이라 한다.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건짱’이라 부르고, 목포에서는 ‘간짱’이라 칭한다. 충남 당진에서는 ‘건선’이 라 부른다.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말린 생선을 의미한다. 바. 놀이와 민요 놀이란 인간이 재미를 얻기 위해 하는 활동을 말한다. 또 민요는 민중 사이에 불러오던 전통적인 노래를 통칭하는 말이다. 전라도의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놀이와 민요에는 바닷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흔히 섬사람들의 삶이 힘겹고 고달프다고 하지만 그들의 생활방식 은 탄식이 아니라 오히려 활기가 넘친다. 그들의 놀이판에는 힘든 일상을 녹 여내는 신명이 담겨있다. 전라도 서남해 도서 지역 놀이와 민요의 특성은 다 음과 같다. 첫째, 어로요漁撈謠이다. 어로활동 전반에 대한 전통지식과 섬사람들의 대응방식이 담겨있다. 대표적으로 멸치잡이 민요, 조기잡이 민요, 전어잡이 민요 등이 있다. 주된 내용은 노를 젓고, 그물을 내리고, 물고기를 몰고, 그물 을 당기고, 물고기를 퍼 올리고, 도부꾼들에게 물고기를 퍼주는 전 과정이 민 요로 구현된다. 둘째, 절로소리이다. 전라도 서남해안 간척지에서 여성들이 모심기와 김 294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역할
297페이지 내용 : 매기를 할 때 선소리를 한다. 이것이 절로소리다. 여성이 선소리를 한다는 점 이 내륙과 다르다. 셋째, 갯것 부르는 소리다. 전라도 사람들은 바다에서 생산되는 해산물 을 ‘갯것’이라 부른다.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는 어로활동은 남성들의 영역이 지만, 갯벌에서 바지락과 굴[석화], 꼬막과 낙지 등을 채취하는 활동은 여성 들의 몫이다. 이런 까닭에 강진군 대구면 하저마을 아낙네들은 갯벌의 풍요 를 기원하기 위해 ‘갯것 부르는 소리’를 한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 갯제를 지낼 때 ‘갯것 부르기’를 행한다. 갯벌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빗자루와 갈퀴를 긁으 면서 노래를 부른다. 넷째, 도둑잽이굿이다. 전라도 서남해안 사람들은 강강술래, 우수영용 잽이, 북평용줄다리기 등의 놀이를 한다. 모두 왜적으로부터 나라와 마을을 지키려는 민중의 염원이 담겨있다. 다섯째, 축제식 상장례喪葬禮이다. 밤달애・다시래기・만가 등 풍물과 노래, 춤이 어우러져 죽음의 부재를 생명 탄생의 환희로 바꾸려는 의지를 노래한다. 여섯째, 섬마을 민속과 유랑연희의 교류다. 남사당패의 연극적 요소를 다시래기와 만가 등에 접목시켜 민속전승의 복합성을 담았다. 일곱째, 전라도 도서 지역의 놀이와 민요는 뱃길을 따라 섬과 연안, 내륙 지역에 습합되어 전승되었다. 사. 섬과 바다 이야기는 ‘개미’가 있다 전라도의 섬과 바다 이야기는 도서민의 이주와 정착, 이국에 표착한 표 류민, 포구와 바닷길, 신앙과 의례, 소금과 염장, 놀이와 민요 등을 통해 재구 성하였다. 전라도는 곡창지대로, 일찍이 들노래가 발달하였다. 섬마을도 예외는 아 니었다. 배를 타고 선상에서 바라본 섬은 바다에 떠 있는 육지다. 그 섬이 그 렇게 넓은 간척지와 염전, 임야와 어장을 품고 있으리라곤 상상이 되지 않는 다. 그런데 선창에 당도하여 바라본 섬은 육지의 농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어떤 섬은 드넓은 농경지로 채워져 있고, 어떤 섬은 고운 자갈과 모래를 295 제3편· 전라도 정신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