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페이지 내용 : 동학농민혁명으로 이어져 신분제 혁파와 지주제 철폐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 라, 일제의 국권피탈 시 의병 항쟁으로 이어져 주권수호운동을 선도하였다. 농업중심 사회가 20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 사회로 바뀌면서, 전라도는 역으 로 낙후 지역으로 전락하면서 그에 대한 박탈감에서 나온 저항도 뒤따랐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변화 속에서 전라도의 위상은 약화되었고, 그에 대한 작용・반작용으로 파생된 민속의례와 저항정신이 전라도 역사문화의 저변을 형성하였다. 전라도의 넓은 밭에서 자란 뽕, 목화, 모시, 삼 등은 당시 수공업 산업 의 기본이 된 작물로 시장의 명품이 된 직물의 원자재가 되었다. 그리고 고구 마, 담배, 인삼, 약재, 유자, 귤, 차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또 한 산에서 자란 대나무는 부채・참빗・생활용품으로 가공되어 한류문화를 이 끌었고, 닥나무는 종이로 가공되어 지식문화를 창출하였다. 한편 전라도 곳 곳에 매장된 흙은 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다. 특 히 강진에서 만든 고려청자가 개경으로 운송 도중 충청도 해안에서 좌초되어 갯벌 속에 묻혀 있다가 발굴되어 찬란한 도자문화를 보여 주기도 하였다. 그 042 총설· 전라도의 위상과 역할 그림 2. 순창들판
45페이지 내용 : 런가 하면 사금과 옥은 아름다운 공예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다. 이상의 산 물은 전국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지니어 전라도 사람들의 주 수입원이었지만, 그 가운데 대나무・종이・도자기의 과도한 공납은 전라도 사람들의 삶을 힘들 게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누에고치・목화가 낳은 섬유산업, 종이가 낳은 출판 산업, 차가 낳은 도자기산업, 옥돌이 낳은 공예산업은 민족경제를 선도하였 던 분야였다. 전국적 명성을 지닌 전라도 특산품이 여러 가지였고 그것은 우 리나라 산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 명성을 얻었던 전라도의 특산품 가운데 상당수가 20세기에 사라져버렸으니, 지금이라도 재 발굴하여 지역산업의 동력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정기시장인 장시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전라도 서남부 지역에서 15 세기 말기에 탄생하였다. 그리고 도내 곳곳에 장시가 개설되어 장시의 분포도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 전라도였다. 이는 전라도가 생산물이 풍부하 고 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자연히 유통경제가 발달할 수밖에 없어 나타난 결 과였다. 장터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와 천변 등의 넓은 곳에 개설되어 지역 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일제강점기 통합 면의 사무소가 주로 장터에 자리 를 잡은 연유가 여기에 있다. 장시는 5일장 체제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5일마 다 열리는 장날은 군중이 많이 모여 시위하기 좋은 날로 알려져 일제강점기 3・1운동 등 독립운동의 현장이 되었다. 장시에서는 농산물・임산물・수산물・ 수공업품 등 갖가지 지역 특산품과 함께 국내외 외래품이 거래되었고, 그러 한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장돌뱅이 장꾼들은 장타령・품바 등 민중예술을 공 연하기까지 하였다. 결국 장시가 전라도의 생산기반을 반영하여 개설・운영되 었고, 지역사회의 편재와 공연예술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043 제1편· 전라도 자연환경과인문